• 게시일
    20190801
  • 발표자
    이창진
  • 발표매체
    2019 선교타임즈 8월호
문화예술타문화선교의 가능성
삭산전협(削山塡峽) : 산을 깍아 골짜기를 메운다.
이창진 선교사
한국거점미디어M센터 WEPLANT 대표
소하광명교회(예장) 파송 순회선교사
선타[선교쟁점 및 이슈분석] 원고(2019-8월호).pdf

 


1. 문화예술타문화선교

문화의 일반적인 정의는 '사상, 의상, 언어, 종교, 의례, 법이나 도덕 등의 규범, 가치관과 같은 것들을 포괄하는 사회 전반의 생활 양식' 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2002년 '문화는 한 사회 또는 사회적 집단에서 나타나는 예술, 문학, 생활양식, 더부살이, 가치관, 전통, 신념 등의 독특한 정신적, 물질적, 지적 특징'으로 정의하였습니다. - 위키백과 '문화'
한국에서는 '문화사역' 또는 '문화선교'라는 용어가 90년대 이전부터 사용되어 왔습니다. 여기서 '문화'라는 용어는 위의 문화에 대한 포괄적인 정의를 함의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주로 그 중에 한 영역인 예술에 한해 많이 사용되어 왔고 이 글에서도 그렇게 범위를 좁혀 다루려고 합니다. 특별히 타문화권 예술의 '영역' 에서, 또는 예술을 '매개' 로 사역 또는 선교하는 것을 통상적으로 기존의 용어와 혼용해 '문화예술타문화선교' 라고 사용하겠습니다.

저는 90년대부터 문화사역현장에서 작은 문화사역단체를 섬겨오면서 27년 동안 경험하고 이끌어 주신 현장사역자 입장에서 고민해 오던 것들을 정리해서 나누려고 합니다. 전체적인 이해라기보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의 부분이라는 것을 밝힙니다.

 
2. 변화하는 세계 속의 한국기독교문화

한국의 문화예술, 특히 기독교문화예술영역에서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는 기독교문화예술이 세상의 문화보다 앞선 문화로 꽃피우던 시기였습니다. 수 많은 예술인들이 교회에서 문화를 향유하고 세상으로 나아 갔습니다. 지금의 대중문화를 이끌어가는 리더 그룹들 중에는 이 혜택을 누린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영향을 주었던 기독문화예술은 빠르게 변화하는 대중문화의 눈부신 발전에 비해, 교회 회중예배운동으로 급격히 선회하고, 대중문화 영역으로부터 자의 반 타의 반 멀어지면서 급격히 세상을 향한 영향력을 잃어버리고 있는 듯합니다. 전체를 단편적으로 평가할 수 없겠지만, 젊은 세대가 교회를 빠르게 떠나고 대중문화가 전세계를 휩쓰는 거대한 물결에 비해 기독교문화예술은 초라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반면 세상은 유사 이래 가장 빠른 변화의 급 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라고 일컫는 융합과 초연결시대를 맞아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하던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도 지난 20여년 세계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이러한 움직임을 피부로 느껴 왔습니다.

그 중에 확연히 느끼는 것 두 가지만 소개하면, 첫째는 도시의 급격한 변화입니다.
빠르게 변화하고 확장되고 있는 도시의 모습들은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 도시의 중심이 산업시설이었다면 이제는 거대자본이 투입된 대형쇼핑몰과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 확장되고 있고, 바야흐로 이동의 시대라고 해도 될 만큼 서로 다른 다양한 인종이 도시를 중심으로 모여 섞이고 있고 공존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모바일 네트워크의 광범위한 침투입니다.
광범위한 침투라고 표현하는 것은 말 그대로 안 들어간 곳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도시는 물론 모든 나라의 젊은이들은 이제 스마트폰을 통해 세상을 경험합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도시 중심을 벗어 나면 여러 연대가 공존하는 듯 했습니다. 한참 아웃리치를 다녀 본 지역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200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 환경에 비하면 선교지의 도시 중심부만 벗어나면 우리의 7,80년대 모습같은 마을들과 외부와 연결되지 않은 폐쇄적인 문화환경에서 생활하는 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겉보기에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곳도 있지만 확연하게 달라진 한 가지 풍경은 오지의 마을에서도 젊은이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것입니다.
굉장히 중요한 변화입니다. 환경이나 발전 속도는 서로 각기 다른 지점을 지나고 있지만, 이제 세상은 동일한 문화를 접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 아무리 정보를 차단해도, 봇물처럼 터진 정보의 홍수는 막을 길이 없습니다. 빠르게 공유되는 정보로 인해 혁명이 일어나기도 하고, 세계적인 팬덤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이제 젊은이들은 유투브로 세상 구석 구석을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문화예술의 영역에서 더욱 급격한 변화를 안겨주었습니다. 전 세계가 동시대의 모든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과거 어느 시기보다 문화를 소비하고 경험하고자 하는 욕구는 당연지사입니다.

작년에 동유럽과 러시아, 터키의 끝에 위치한 조지아(구 그루지아)라는 곳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한인문화교류행사에 한국의 실력 있는 젊은 K-POP 댄스 그룹을 인솔했었습니다. 조지아에 한류가 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실체를 본 적은 없어 어느 정도 반응이 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웠습니다.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500명 수용하는 강당에 7-800여명의 젊은이들이 2~3시간 전부터 몰려왔습니다. 이미 유투브로 한국의 K-POP전곡을 줄줄이 꿰고 있었고, 공연 중 모든 춤 동작들을 따라 하는 젊은이들이 8-90%였습니다. 낯선 이 곳까지 한류문화를 전파한 일등공신은 스마트폰이며, 유투브인 셈입니다.

오늘의 한국 상황은 어떻습니까?
한류를 주도하는 것은 단연코 K-POP으로 대표되는 대중문화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엄청난 붐이 되었고 재능 있는 예술인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대학교마다 앞다투어 실용예술학과가 개설되고, 입시 경쟁률을 매년 갈아 치우고 있습니다. 여기서 심각한 문제가 초래되기도 합니다. 학교마다 유행처럼 실용음악학교를 개설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유명 가수, 또는 댄서, 연예인을 꿈꾸며 입문했지만, 정작 이 분야에서 전공을 살려 예술활동을 직업으로 할 수 있는 이들은 극소수입니다.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조차 쉽지 않은 암울한 현실입니다. 이미 한국에서 예술을 한다고 하면 도시락 싸 들고 말려야 할 판입니다. 우후죽순 과를 개설했던 대학교들도 취업률을 대폭 깎아 먹는 실용예술학과들의 문제를 고심하고 있다는 소식을 종종 듣습니다.

대중문화예술계가 이렇다면 기독교문화예술의 현장은 어떨까요?
우리나라 음악산업의 구조는 매우 기형적입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음원 사업은 iTune의 등장 이후 디지털 음원시장으로 완전히 넘어가면서 mp3 스트리밍 시장이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소수 대형기획사의 아티스트 또는 성공한 아티스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정확한 통계로 얘기할 순 없지만 체감하는 퍼센트는 1%입니다. 1%의 소수 외에는 대부분의 아티스트는 적게는 몇 천원에서 백만원이 안 되는 수입 구조 안에 99%가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기독교 음원시장은 이보다 훨씬 혹독합니다. 제가 관여하는 대표 기독교음원유통회사의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월 10만원이상의 음원 수입을 내는 아티스트는 전체의 3%, 월 1만원~10만원은 16%, 0원~1만원은 무려 81%입니다. 충격적인 수치가 아닙니까? 물론 이중에는 취미로, 기념으로 음원을 내거나 활동하는 분들도 있지만 아직까지도 대다수가 음악을 통해 주님을 전하고 문화예술선교에 관심 있는 이들입니다. 그나마 음악이 제일 활발한 영역이고 미술, 춤 등의 예술영역은 더욱 열악합니다. 그러면 공연 또는 활동을 많이 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 역시 녹록치 않습니다. 크리스천 문화예술인의 경우는 자신의 목소리와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한정적이고 교회에서는 청년 문화가 사라지고, 크리스천 문화예술사역자들이 설 곳을 잃고 있습니다.

과연 크리스천 문화예술인 또는 사역자들은 어디에 서 있어야 할까요?

 
3. 삭산전협(削山塡峽)
 
'외치는 자의 소리여 이르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하게 하라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언덕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아니한 곳이 평탄하게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요' - 이사야 40 : 3,4

저는 이 말씀을 문화예술선교의 영역에서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1997년부터 문화예술선교단체인 '액츠뮤지컬선교단' 에 몸 담아 왔습니다. 주된 사역은 '죽임당하신 어린양'이라는 30분 분량의 뮤지컬로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역이 흔치 않았던 초기 10년 정도는 활발하게 사역이 이루어졌지만 시대 변화에 맞물려 한계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대중문화계에서 전문적인 단체들이 대학로 중심으로 자리 잡고 막대한 자본력을 근간으로 하는 대형 뮤지컬들이 등장하면서 메인스트림에 들어갈 수 없는 영세한 선교단체는 돌파구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려운 그 때에 하나님이 인도하셔서 주신 아이디어가 컨텐츠를 가지고 선교지로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이전에도 1년에 한 두 번, 선교공연형태의 아웃리치를 다녔지만 단회적인 것에 항상 갈증이 있었습니다. 그런 도중 2005년 아르메니아를 시작으로 4~5명의 소수인원의 팀을 꾸려 선교지에 들어가 선교컨텐츠를 현지 언어로 번역하고 현지인들과 함께 모바일 장비로 녹음작업하고 1~2주 기간 집중해서 현지인 팀에게 컨텐츠를 이양해 주는 캠프를 열었습니다. 대부분 지역에서 뮤지컬이라 장르는 일생에 처음 접해보는 젊은이들이 관객이 아닌 참여자로 함께 하는 것은 모두에게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참여하는 현지인들이 우리가 누려왔던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보다 더 깊이 감동하는 모습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더욱 감사한 것은 그들이 헌신하며 자발적인 사역팀이 세워지고 우리가 그 땅을 떠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언어로 자신들의 민족을 위해 문화예술선교사역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후 15년 동안, 20여 언어권의 나라, 40여 지역을 다니며 문화예술선교 컨텐츠와 현장문화예술사역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을 보았습니다.

상위 1%에 들어가지 않으면 영향권이 없다고 말하는 한국에서 선교적 영향력을 가지려고 정상을 향하여 달리기만 했다면 과연 이런 사역이 가능했을까요? 탁월함을 향한 노력을 평가절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탁월함(공교함)을 추구하는 것은 유익한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바라보는 사역의 방향에 대해선 정상을 향하는 것만이 유익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산을 높이 쌓아 올리는 것을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산과 언덕을 낮추고 골짜기를 돋우라고 명령하셨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해 봅니다.
‘나’라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언덕을 높이 쌓아 산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분리된 상태의 ‘나’는 자원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언덕을 높이 쌓아 올린다는 행위는 결국 골짜기를 더 파내어 올린다는 필연적인 결과를 초래합니다. 누군가 언덕을 쌓으면 쌓을수록 누군가의, 어딘가의 골짜기는 깊어 지는 것이 자연현상입니다.
하나님의 일은 언덕을 향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골짜기로 내려 가는 것이 아닐까요?
제 스스로에게나 앞으로도 이 길을 걷는 누군가가 있다면 '골짜기에 관심을 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디가 골짜기인지를 둘러봅시다. 아니, 하나님이 보여 주시는 골짜기가 어디인지 찾아보기를 바랍니다.

문화예술선교의 영역에서 골짜기는 어디일까요? 조금만 둘러봐도 자원 면에서는 한국은 높은 산의 형국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문화예술영역의 자원은 차고 넘쳐 거칠게 말하면 잉여(?)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분명 어딘가의, 누군가의 골짜기가 있다고 믿습니다. 역사가운데 하나님의 경륜이 중단된 적 없듯이 세계의 움직임과 한국의 상황, 더 나아가 문화예술영역안에서의 모든 것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산과 언덕이 낮추어 지고 골짜기는 돋우어 지는 하나님의 일에 지속적으로 초청되고 있습니다.

 
4. 문화예술 타문화선교의 가능성
 
제가 바라보는 골짜기는 '전 세계'입니다. 전 세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문화를 향유하면서도 갈급 해 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어디든 전세계를 볼 수 있는 문화의 창이 활짝 열렸기 때문입니다. 특히 문화예술은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환영받고 매력 있어 하는 영역입니다. 언어(말씀)가 가진 본질이 예술이라는 통로로 만나게 될 때 무장해제되고 예술이라는 그릇에 담겼을 때 훨씬 볼륨이 커지는 힘을 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화예술타문화선교 영역에서의 가능성은 헤아릴 수 없이 열려 있겠지만, 그 중에 어느 정도 실체가 있는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4-1 선교컨텐츠의 현지화를 통한 선교적 연합
'액츠뮤지컬선교단'의 경우와 같이 한국 내에는 다양한 선교컨텐츠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현지화 하는 사역은 이미 2000년 중반부터 적지 않게 시도되었습니다. ‘액츠뮤지컬선교단’은 뮤지컬 '죽임당하신 어린양'을 14개국 현지언어 컨텐츠로 제작하고 20여 지역으로 이양했습니다. 예배사역단체는 '예배와 음악컨퍼런스 현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 현지인들에게 '컨퍼런스'가 이양되어 매년 현지인들이 주최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다리를 놓는 사람들의 몽골, 태국 '예배컨퍼런스') 또한, 베트남의 한 선교사는 신구약성경이야기를 현지어 그림책으로 제작 보급하고 나아가 현지 문화사역팀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퍼포먼스컨텐츠를 만들어 전세계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원더풀스토리')
와 같은 사역들은 컨텐츠를 현지화 하는 차원에서 현지사역자들과 긴밀한 연합사역을 가능하게 하는 촉매가 되기도 합니다.
아티스트들은 타문화선교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컨텐츠를 재해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필요한 컨텐츠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언어로 또는 언어가 필요 없는 예술컨텐츠로 재구성하거나, 기획단계부터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창작해 보길 권하는 바입니다.
이 분야는 현장에 있는 문화예술사역자들과 선교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분명하게 가시화될 수 있습니다.

4-2 문화예술교육사역과 NGO사업
세계적으로 문화산업이 주목을 받게 되면서 많은 나라에서 문화예술산업을 정책적으로 장려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놀라는 것은 정규교육에서 예술을 가르치는 나라는 극히 적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악보를 읽지 못하기 때문에 음악을 듣고 따라 하는 수준입니다. 물론 정규교육을 한다고 해서 문화예술이 더 꽃피운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교육으로 인한 인프라 구축은 꼭 필요합니다. 최근 몇 몇 개발도상국에서는 정책적으로 문화예술교육 인프라를 만들고자 교육자원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현지 대학교에서 예술학과를 개설하기를 원하지만 정작 교수진을 구할 수 없어 시도를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저는 전 세계의 음악선생님은 한국에 다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어의 장벽이 있지만, 이미 그것마저 점점 허물어 지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의사소통 할 정도의 영어수준이면 실용학문을 가르치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러한 교육을 돕는 영상컨텐츠, 이러닝(e-learning) 등의 자료를 개발하는 것이 또 하나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국제개발협력 NGO들도 서서히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Missional NGO신분으로, 또는 교수의 신분으로 선교지에 1년에서 2년, 또는 그 이상 체류하며 음악, 미술, 춤 등을 교육할 역량과 기회가 있다면 꼭 도전해 보라고 권합니다. 여기에 공식루트로(정부 또는 기관이 지원하는) 봉사단원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정부 개발협력단체들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저도 NGO기관 일을 7년 정도 함께 하면서 가능성을 충분히 보았고 지속적으로 실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용예술대학과 연계해 졸업 전후 인턴프로그램으로도 시도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학의 새로운 시도는 취업률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더해 주고, 사회 진출 전 세계에서 느껴지는 골짜기의 필요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해당 분야의 대학 또는 NGO, 그리고 문화예술선교단체들이 협력하여 컨소시엄을 이루어 다양한 사례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4-3 단기 문화예술타문화선교의 가능성 확장
최근 플랫폼이 화두가 되듯 오프라인에서도 플랫폼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양한 자원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소수의 대형교회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교회는 부분적인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부의 자원만으로 구색을 갖추는 것보다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오프라인에서의 플랫폼을 고민하면서 최근 한 단어에 주목하게 되었는데 바로 '페스티발'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한류의 위세가 지속되고 있는 이 때에 한국문화는 어디를 가던지 환영받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채널 등으로 다양한 접촉이 가능합니다. 많은 나라에서 선교사 신분으로 활동하는 것에 제약이 늘고,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공공행사 또는 사업은 점점 제약을 받는 때에 활발해진 한편의 움직임이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접촉점(Contact Point)을 만들어 가는 일'입니다.
이런한 접촉점으로 페스티발은 아주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는 문화의 메카라 불리는 홍대에서 '크리스천 중심의 거리 페스티벌(홍대 수상한 거리)'이 뿌리를 내리고 주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공연, 전시, 플리마켓, 버스킹, 강연 등의 다양한 컨텐츠와 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시다발적으로 활동합니다. 부산에서 개최되는 '크리스마스트리축제' 또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좋은 사례입니다.
하나의 컨텐츠만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영역에 함께 하여 효과적인 시너지를 내고 다양성을 누릴 수 있는 거리플랫폼을 한류문화에 우호적인 선교지에 접목하여 청년문화 중심으로 개최한다면 새롭고 다양한 접촉점이 생겨날 것입니다. 이미 베트남에서 시도된 '노엘페스티발'은 훌륭한 사례로 꼽힙니다. 외국인의 포교가 금지된 공산국가 베트남에서 6년여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이 행사는 크리스마스의 본래 의미를 전달하는 한국문화교류를 통한 축제의 장으로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습니다. '노엘페스티발'은 이제 브랜드화되어 ‘캄보디아’로 확장되었고 전 세계 크리스마스를 누리는 문화권 안에 접목되도록 시도 중입니다. 페스티발에 전문 문화예술사역자들과 두세 교회의 청년아웃리치 팀, 그리고 현지에서 장을 만들 수 있는 선교사들과 현지인사역자들, NGO들이 함께 연합하면 파급력 강한 거리플랫폼을 만들 수 있습니다. 교회의 재능 있는 청년팀은 버스킹이나 아트퍼포먼스를 할수도 있으며, 한국을 소개하는 엽서나 캘리, 악세사리 등을 만들어 플리마켓을 열 수도 있습니다. 한국 음식을 맛보거나 그림전시 등도 기획하면 좋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면서 작품에 대해 묻고 대답하며 전도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전문 문화예술사역자들은 좋은 공연무대를 만들어 페스티발의 하이라이트를 맡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큰 규모가 아니어도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페스티발을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아웃리치는 청년문화중심이 될 것이고, 자신들의 문화를 통해 선교 현장에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가능성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인 문화예술교육 등의 교육사업, Missional NGO사업의 양쪽 자원을 찾는 창구 역할까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문화예술타문화선교를 위한 연합 네트워크
 
앞서 소개한 세가지 사례의 공통점은 연합사역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들이 가시화되려면 다음과 같은 그룹간의 네트워크와 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첫째, 문화예술선교영역의 이해를 가진 현장선교네트워크
현장선교의 중추역할인 4-50대의 선교사들은 한국기독교문화의 부흥을 경험한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그 중에는 문화예술선교에 대한 이해와 필요성, 전문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경험한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경험자 중심으로 현장의 거점이 필요합니다. 개별 사역으로서의 문화예술사역이 아니라, 두 문화권을 연결하고 현장에서 자원을 분배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Key Person이 매우 필요합니다. 기획단체쪽의 언어를 사용한다면 '현장에이전시' 역할이 될 것입니다.

둘째, 문화예술선교영역의 자원을 훈련시키고 관리할 수 있는 국내사역자네트워크
국내에서도 현장을 연결하고, 각각의 사역을 기획하고 관리하며 사례들을 통해 전략을 수정해 나가는 거점이 필요합니다. 물론 각 교회 또는 선교단체가 파송 주체가 되기도 하지만 전체 사역을 관리하고, 기획하는 일은 이 사역에 전문화되고 헌신된 그룹에 의해 개발되도록 해야 합니다. 반가운 소식은 최근 어려운 환경을 뚫고 국내사역자네트워크들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지원그룹을 통해 과거 일부 문화예술사역자들이 선교사들의 사역을 돕고 영적인 공급을 받아야 하는 청년들' 정도로 여겨졌던 것에서 ‘파트너십’의 관계를 맺고 서로의 역할을 세워주는 몸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 그룹들은 가능한 전략들을 찾고 시도해 볼 것입니다. 위의 컨텐츠, 교육, NGO, 단기선교, 문화비지니스 등 여러 분야에서 현장선교사와 아티스트, 그리고 교회를 연결하여 골짜기로 흘러 갈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습니다.

셋째, 문화예술선교아티스트 네트워크
한국에서 개별 아티스트가 활동을 할 수 있는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문화사역계에서도 여러 팀들이 연합하는 형태로 사역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타문화선교에 대한 공통의 고민과 시도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획사라는 울타리 안에 아티스트들이 소속되어 기획사에 의해 활동했다면 지금은 광의의 플랫폼에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모일 수 있도록 장을 만들며 각각의 기능과 방향에 맞는 브랜드가 연결되어 채널 역할을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티스트들이 생존과 생계를 따라 흐르지 않고 다양한 필요를 가진 골짜기로 나아가기 시작한다면 그 삶의 필요한 지지와 재정은 하나님 편에서 우주적 교회를 통해 공급하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도 문화예술타문화선교를 지원하는 ‘C-텐트메이커’를 6년전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티스트들과의 연대, 기획자 연대, 선교사 연대에 통로가 되고 있는 ‘C-텐트메이커’는 이해관계가 맞는 구성원들을 모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그룹에 연결하어 선교채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각각의 플랫폼에 모인 자원을 필요한 골짜기로 흘려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넷째, 문화적접근의 선교적교회 네트워크
교회의 선교 방향이 교회로 세상을 불러들이는 것에서 교회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방향으로 전환될 때, 이에 가장 효과적인 자원인 문화예술타문화선교사들을 교회 내에서 양성하고 세상으로 파송하는 일에 교회가 주체가 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기존 파송의 개념은 타 지역으로 사람을 보내어 교회 건물 또는 신학교, 센터를 세우고 뿌리 내리는 지역 파송이며 전방개척선교였다면, 이제는 그와 병행하여 현지에 뿌리를 내린 선교사들이 일군 문화 영역에 파송되어 져야 할 영역파송 선교사들이 필요한 때가 되었습니다. 현장에서의 요청은 항상 있었지만, 지역선교사와 영역선교사의 파트너십과 서로의 역할에 대한 고찰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역 선교사의 개념은 순회선교의 개념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선교사가 어느 한 지역에서 깊이 뿌리를 내리고 인프라를 구축하고 양육하는 목양사역을 한다면, 문화예술영역의 선교사는 그 인프라를 활용하여 접촉점을 만들어 내고 선교와 목양의 범위를 확장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목양의 리더십을 이양하는 것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특정 영역에서의 이양은 좀 더 집중적이고 빠른 시간에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양의 역할이 끝나면 생각보다 짧은 주기로 순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순회선교의 개념을 염두에 두고 샌딩바디(Sending Body)인 교회와 전문선교단체는 적합한 구조와 훈련시스템을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순회기간이 끝나고 돌아올 몸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복귀 후, 예를 들어 지역사회의 문화센터, 국내 NGO사역, 사회적기업 등에서 역할을 감당하다가 새로운 현장으로 파송되어지는 순환구조가 있어야 하고, 이런 정체성을 가진 문화예술선교사들을 양성하고 훈련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대부분의 젊은 헌신자들은 단기간 사역에 동원되었다가 경력단절과 정체성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누군가는 이용당했다는 피해의식만 남게 하는 가지는 경우도 발생하게 됩니다.

위의 네 그룹네트워크가 서로 유기적으로 융합하여 연대를 이루어 각자의 유익을 추구하지 않고 공통의 방향으로 바라보게 하신 골짜기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함께 바라보는 골짜기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산 위를 바라보고 가고 있다면 연합은 이미 물 건너간 것입니다.

 
6. 골짜기로
 
6. 골짜기로 이상적인 얘기로 들릴 수 있습니다. 이해 관계, 이익 관계에서 이미 무너진 경험들이 주변에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방향은 언제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향을 향해서는 1mm라도 나아 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얼마나 가는 지는 우리의 소관이 아닙니다. 이와 같은 일은 힘으로도 능으로도 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의 영으로 되어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스가랴 4:6)
1mm도 못 갈 것 같으면 그 자리에서 기도합니다.

‘하나님, 힘으로도 능으로도 되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영으로 되어 지는 일이니, 하나님이 일하시옵소서. 그리고 이 모든 일을 방해하는 저의 의와 욕망을 꺾으시고, 내 골짜기를 끌어안고 하나님이 보여주신 골짜기를 향해 가겠습니다. 도와 주시옵소서.’

얼마나 결과가 이루어 졌는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나의 골짜기를 끌어안고 하나님이 보여주신 골짜기로 나아 갈 때 마다 하나님은 나도 모르는 나의 언덕을 깎아 그들의 골짜기를 메우셨고, 그들의 언덕을 깎아 나의 골짜기를 메우셨다는 것’을 나눌 수 있습니다. 내가 언덕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나누어 주는 주체가 되면 '나의 의' 라는 또 다른 언덕이 생기는 것을 봅니다. 이러한 악을 버리고 내 골짜기를 끌어안고 나아 가기만 하면 언제나 그 골짜기에서 나의 골짜기가 메워진다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 은혜입니다. 아무도 내가 주었다고 말하는 이가 없고 모두가 받았다고 얘기하는 놀라운 간증들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나님은 평탄케 하시는 분입니다.

삭산전협(削山塡峽)
'산을 깍아 골짜기를 메운다.'
이 사자성어는 기존에 있는 사자성어가 아닙니다.

'외치는 자의 소리여 이르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하게 하라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언덕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아니한 곳이 평탄하게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요' - 이사야 40:3,4
이 말씀을 마음판에 새기고자 만든 '신 사자성어'입니다.
번호 제목 발표자 발표매체
18 CTM-GP 문화예술선교파트너십 세미나 (2023선교한국 후속프로그램) 이창진 2023선교한국 후속프로그램
17 Blossom Street '하나님 나라를 홍대에 꽃 피우자.' 백종범 2023 선교타임즈 9월호
16 유럽에서의 문화예술선교 최병길 2023 선교타임즈 6월호
15 원더풀! 스토리 박종암 2023 선교타임즈 5월호
14 2023 1st M Contents Summit 이야기 이상훈 2023 선교타임즈 5월호
13 일본에서 한국인으로서의 문화 선교 사역 이현욱 2023 선교타임즈 3월호
12 다윗이 이 시대에 브이로그를 한다면? 이창진 2023 선교타임즈 2월호
11 ⑧ 온라인을 활용한 선교사와 자원사역자 네트워킹 이규성 2022 KWMC한인세계선교대회
10 ⑦ 교회가 바라봐야 할 문화/예술 영역의 선교적 기대 [영상] 성보영 2022 KWMC한인세계선교대회
9 ⑥ 거점 미디어선교센터 태국 운영 [영상] 김인호 2022 KWMC한인세계선교대회
8 ⑤ 청년미디어 인턴십을 통한 거점미디어센터 파트너십 [영상] 이창진 2022 KWMC한인세계선교대회
7 ④ 문화예술선교 & 미디어의 타문화권 선교현장이야기 [영상] 박종암 2022 KWMC한인세계선교대회
6 ③ 한국 기독교 음악 현장과 선교적 가능성 [영상] 심도성 2022 KWMC한인세계선교대회
5 ② 한국 찬양사역자들의 사역의 현장 이야기 [영상] 강중현 2022 KWMC한인세계선교대회
4 ① 예배와 문화운동의 예술적 이해와 선교적 제언 [영상] 이유정 2022 KWMA한인세계선교대회
3 새로운 선교전략과 소통 [영상] 이창진 2021 한국선교지도자포럼
2 코로나 이후 문화예술선교 선순환 구조 어떻게 만들 것인가? 박종암 2020 KWMA 문실위
» 문화예술타문화선교의 가능성 이창진 2019 선교타임즈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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